[아는 기자]전술핵 재배치 논의 급물살…尹의 진심은?

2022-10-12 12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송찬욱 기자 나왔습니다.

Q. 송 기자, 우리 대통령실이 전술핵을 진짜 다시 배치할 생각도 있는 겁니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도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았죠.

기존 확장 억제를 넘어 전술핵 재배치 같은 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술핵 재배치는 쉬운 문제가 아니고 우선순위도 아니지만 가능성을 닫아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최고 수위 도발을 한다면 북한도 핵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할 수 있는 카드가 전술핵 재배치라는 겁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던 역대 정부 남북 합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는 전술핵 재배치와 맞닿아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 이후 6개의 주요 남북 간 합의가 있었는데요.

이 가운데 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폐기한다면 전술핵 재배치는 논리상으로는 가능해집니다.

'9·19 공동선언' 폐기는 한미연합 훈련의 수위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Q. 검토는 할 수 있는데 실행은 대통령에게 달려있잖아요. 대통령 생각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 생각은 뭐에요? 사실 대통령이 직접 어제 “경청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진짜 할 수도 있나? 이런 분위기가 커졌거든요.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들을 모아봤는데요.

미묘한 변화가 보입니다. 들어보죠.

[외교안보 공약 발표(지난해 9월 22일)]
"한반도에 전술핵을 미군이 배치를 하고…"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지난해 9월 28일)]
"기존에 확장억제가 도저히 안 될 때…"

[취임 100일 기자회견(지난 8월 17일)]
"NPT 체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출근길 문답(어제)]
"여러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습니다."

Q. 발언의 변화가 있었네요?

대선 후보 초창기에는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다가 너무 강경한 것 아니냐는 공격을 받자 조금 물러서는 듯했는데요.

최근에는 다시 여지를 남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생각, 지난 대선 시절 이 발언에 담겨 있지 않을까요.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3월)]
"국민들이 불안하면 현 정권 지지할 것이라는 계산으로 김정은이가 저렇게 쏘는 겁니다. 정부를 제가 맡겨주시면 저런 버르장머리도 정신 확 들게 하겠습니다."

북한이 잘 지내기로 마음먹으면 한없이 잘해주겠지만, 도발하거나 협박을 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생각이 강해 보입니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생각도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Q. 만약에 하기로 하면 전술핵은 어디다 배치를 하는 겁니까?

우선 전술핵이라는 게 핵을 작게 만들어서 필요한 대상에 한해 타격을 가하는 저위력 핵탄두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지도를 준비했습니다.

미군기지가 있는 경기 평택, 그리고 미 공군기지가 있는 경기 오산과 대구, 전북 군산인데요.

미군의 전술핵을 가져와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되게 됩니다.

전술핵이 배치되면 폭격기, 잠수함, 함정, 미사일, 야포 등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Q.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우리 외교의 큰 원칙인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는 거잖아요. 국제사회 눈치도 봐야 하고요.

이런 점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비핵화 포기로 이어져서 북핵을 용인하는 꼴이 될 수 있고요.

미국의 동의가 필수적인데요.

NPT 체제 자체가 미국 주도로 시작이 됐는데, 한국이 NPT에서 탈퇴하는 것을 돕는 셈이 됩니다.

Q. 그런데 오늘 미국 반응이, 핵확산은 안 된다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게 아니라 '한국에 물어보라'면서 주도권을 넘긴 반응이거든요. 어떻게 봐야 하나요?

미국도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미 동맹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지금 대응하고 있는데요.

전술핵 재배치를 당장 동의한다기보다는 가능성을 열어둬 북한에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